Samsung: 신입사원으로 팀에 배치 받기까지

안랩에 있으면서, 회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경험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지나온 것이 후회가 되곤 했다. 길진 않지만 어느덧 신입 입문 교육이 끝나고, 팀으로 배치받고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알면 좋았을 것들과 입사해서야 알 수 있었던 정보들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내가 썼던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입문 교육

아무것도 모르던 몇달전의 나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입문 교육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는 포스팅에 포함할 수 없다. 하지만 교육 과정 중에서 삼성전자의 신입사원으로서 알아야 할 지식들 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은 알게 된 동기들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내용들

 일단 제조가 기반이 되는 회사이기에, 이와 관련된 배경지식들이 다소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SW 직군이지만, 평소 접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말로만 듣던 LSI(르시), CE/IM 등 `아 저게 그런 거구나?`라는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 다소 지루한 것도 있고, 앉아서 듣고 있으면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하는 동기들이 있기에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교육을 잘 마쳤다.

 

SVP 동기들

 나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신입으로써는 적지 않은 나이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기이지만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나를 어려워하진 않을까?` `친해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많았다. 나의 우려와는 달리,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운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SVP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직접 만나서 교육을 듣지는 못했지만 SVP 과정을 진행하면서, 알게 모르게 친해지기도 하고 회사에서 같이 밥도 먹으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된 것 같다. 정말 아주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이러한 입문 과정이 왜 필요할까? 불필요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며, 나의 고충이나 힘든 점을 쉽게 말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고 회사라는 게 나의 커리어만을 위한, 성과를 달성하며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 출근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함께 어울리고 일하고 회사지만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물론 회사는 가기싫긴 하지만..`)하고, 만약 일이 힘들더라도 출근을 해서 고충을 털어버릴 동기들이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쉬움

 팀내의 선배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코로나 이전에는 퇴근하고 서로 모여서 술도 많이 먹고 놀러도 많이 가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제한되는 것도 많고, 만나더라도 회사에서 잠깐 보거나 한 번에 많이 모이지 못한다. 그래도 저번 주에 SVP 동기 4명들과 함께, 등산도 다녀오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기도 하고, SVP 지도 선배님 집에 놀러 가기도 했다.😁

---

우왕좌왕 삼린이

첫 출근하기

 사업장에 출근 하기 위해, 서울 경기권은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셔틀버스를 처음 이용하는데 있어, 어떤 사업장을 가는 것인지 잘 보고 탑승하라고 인사팀에서 안내를 받았다. 당시에 `속으로 바보도 아니고, 누가 셔틀 이상한거 타겠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바보가 내가 되었다.🤣

 

버스 승차 안내와 달랐던 승차지..

 버스 안내에는 내가 탑승하는 곳인 보정고등학교 맞은편에서 버스가 온다고 되어있었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저기 2개의 위치에서 서로 다른 사업장으로 가는 셔틀을 탑승하는 것을 첫 출근을 할 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사업장과 다른 곳으로 가는 셔틀이 온다는 껄 꿈에도 모른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내가 타고자 하는 버스가 휙 지나가 버리는 것을 보았다. `어억...` 이라는 외마디 말고 함께 누가봐도 극당황한 우물쭈물하는 신입사원 티를 팍팍 내니까 뒤에 줄을 서있으시던 분이 이거 타고 갔다가 다시 가시는 곳을 타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다른 사업장의 셔틀 정류장에 내려 내가 가고자 하는 사업장으로 가는 셔틀을 기다렸다. 역시 누가봐도 당황하고, 여기 어떻게가요? 어디로 가면되요? 질문을 하고 `들어갈까 말까` `움찔움찔` `옴짝달싹`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안전요원분께서 어디가세요? 라고 물어봐주셨고 무슨 버스 타면 된다고해서 그 버스를 타고 무사히 출근할 수 있었다.

 

사무실 찾기

 내가 근무하는 건물은 A, B, C 타워 세 개로 되어있다. 모양도 비슷하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다른 타워의 우리 사무실이 있는 층까지 올라갔는데 뭔가 구조가 이상하고 쎄했다. 그래서 보니 아예 다른 타워로 온 것을 깨닫고 호다닥내려가서 원래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옥상정원 탈출하기

 저녁을 먹고나서, 모자란 근무 시간을 채우고자 팀동기들과 옥상정원에 가서 잠깐 앉아있었다. 얼마 있지 않고 18시에서 1분이 흘렀을까? 나가려고 카드를 태깅하니 미승인 카드라고 하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모두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고 패닉에 빠졌는데, 문을 보니 운영시간이 지나면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모두 패닉에 빠진 상태라 어찌할 수 가 없어, 그룹의 선배님에게 메신저로 갇혀서 꺼내달라고 부탁드렸다. 선배님 카드로도 당연히 열리지 않았고, 해당 시스템을 관리하는 관리자 분이 오셔서 해결할 수 있었다. 선배님도 이렇게는 생각안해봤는데 새로운 걸 알아간다며 웃음을 지으셨다. 그리곤 회사에 오래 남아있으려다보니 벌 받은거라고 얼른 퇴근하라고 그러셨다😂

---

팀 배치

 이전 직장에서 경험했던 것과 같이, 직장에 신입으로 오면 선배님들은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 않다. 전 직장에 있을 때도, 잘 걸어 다니고 밥 잘 먹고 무슨 일 있으면 안 된다고 보고하고 하면 아무 탈 없다고 배우기도 했다. 그래도 막상 팀 배치를 한다고 생각하니 떨리기도 하고, 원하는 팀에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어떤 팀을 가야할까?

 사업부에 여러 팀이 있지만, 1 지망은 가장 가고 싶은 팀을 선택했고, 2 지망부터는 워라밸이 좋은 팀을 선택했다. 결과 적으로 1 지망인 팀은 가지 못했지만, 워라밸을 얻게 된 거 같아서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았다. 워라밸을 얻게 된다는 게 이에 반하여, 회사의 일을 하지 않으므로 커리어 적으로 손해를 보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의 일이 많다고 해서, 그게 나의 커리어로써 성장하는 것일까? 의미 없는 일들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모르는 것이 많은 신입이기에 워라밸 속에서도 회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것들만 아니라나 자신을 위한 공부들도 계속해나가고자 한다.

 

팀 내의 동기들

 내가 1 지망으로 원했던 팀에는 배치받지 못했지만, 팀 내의 9명의 동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것도 운이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서로 생각이 비슷(`꿀을 찾아다니는 꿀벌들`)하고, 의견도 잘 통해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지게 된 것 같다. 

 전 직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것 까지 질문해도 되나?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팀 내에 동기가 없어 선배분들에게 질문을 하여야 했기에 혼자서 끙끙 앓았던 적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함께 선배님께 질문을 드리면 돼서 부담감이 덜한 것이 좋다.😉

 

팀 내의 선배님들

 약간 어색하시는 선배님, 먼저 다가와 주시는 선배님 등 다양한 분이 팀 내에 계셨고, 성격이나 말씀하시는 건 조금씩 다르시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따뜻한 분들인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전 직장에 있을 때, 밥을 같이 먹으러 갔는데 조금 늦었는데 이미 식사를 하셔서 후다 다다닥 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어제도 내가 먹는 밥이 늦게 나왔는데 팀에 선배님들이 내가 올 때까지 식사도 안 하고 기다려주셨다!! 이렇듯 좋은 분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회사의 일이 힘들어도 회사 다니기 괜찮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물론 아직...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입이다.`)

---

글을 마치며

 입사하기 전에는 가서 잘할 수 있을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래도 국내에서 탑기업인데 사람들이 까칠하고 일이 많이 힘들지는 않을까? 많은 걱정들이 있었다. 이러한 우려들은 입문 교육 과정과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내가 지향하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하기가 충족되어 있는 환경인 것 같아서 너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