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안랩을 최종 합격하며

연구 과정에서 리눅스 커널과 관련된 소스코드들을 분석하고, 구현하고자 하는 것을 리눅스 커널에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하니, 내가 가진 역량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직무는 잘 없었다. 졸업 논문이 커널에서 컨테이너와 관련된 부분이 일부분 있어, 상반기에는 이를 토대로 클라우드와 관련된 직무들을 많이 지원하였다. 하지만 수많은 서류 탈락을 맞이하고, 면접을 가더라도 1차 면접을 넘지 못하였다. 이에 리눅스 커널/드라이버를 개발할 수 있는 직무를 찾다 보니 안랩이라는 기업을 지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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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하시는 사항들에 대해

 해당 글은 제가 2020년 하반기에 안랩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기 위한 과정을 회고한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되는지 궁금하시다면 해당 회고록을 모두 읽어보시면 좋겠지만, `빠른 정보 습득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요약`해 두고자 합니다. (해당 글에 유입되는 키워드들을 보고, 방문하시는 분들이 궁금하신 사항들이라고 생각되어 정리하였습니다.)

 

1. 연봉

 안랩의 연봉은 `21년도 전사원 연봉 협상`을 통해 연봉 테이블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4년제 대졸 신입 개발자 기준으로 연봉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습니다. 모든 회사의 내규는 연봉정보는 대외비입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액수를 언급하진 못하는 점 이해해주세요.😂 (과거에는 판무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봉이 낮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2. 근무 환경 및 워라밸

 근무 환경은 판교에서 지하철 역으로 도보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200명의 사원수에 걸맞게 사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또한, 새로 입사하시게 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데스크톱, 노트북이 아닌 새 제품을 제공해주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안랩의 직원분들이 판무원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과거에 낮은 연봉도 있었지만,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좋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한 부서도 워라벨이 좋았습니다. 제가 있던 팀에선 주임, 선임, 수석, 책임, 팀장님들과 일상적인 대화도 하며 신입사원으로서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 관련된 조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관한 조언들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3. 코딩 테스트

 2020년 코딩 테스트의 경우, 사용 가능한 언어는 (`C++`, `Java`, `Python`)과 같이 코딩 테스트에서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모두 사용가능 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는 채용 프로세스에 따라 변화될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타 기업의 경우 코딩 테스트와 1차 면접과 같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랩의 경우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여야 다음 전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4. 채용 일정 (2020년 하반기)

• 코딩테스트 : 20. 9. 2
• 1차 면접 일정 : 20. 9. 18
• 2차 면접 일정 : 20. 10. 19
• 최종합격 발표 : 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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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입사 지원서 작성

2020 하반기 연구소 신입사원 모집부문

 하반기 연구소 신입사원 모집부문은 위와 같았고, 내가 지원한 직무는 `Linux 개발`이었다. 그중 세부 직무로는 `리눅스 커널/드라이버 개발`을 타겟으로 하여 서류를 작성하였다.

 

자소서 질문들

 자소서의 질문들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나라는 사람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작성하였다. 막연히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가 아닌, 경험을 통해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직무에 도움이 된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1. 안랩의 일원으로서, 지원 직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또는 내 주위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나요?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커널 코드를 작성하여 안랩의 일원으로써 고객 또는 고객사들에게 `긍적적인 사용 경험`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어떤 식으로 내가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 간략히 작성하였다.

 

2. 현재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최신 기술이나 트렌드에 대하여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주세요.

 연구 과정 중 컨테이너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배경지식을 찾아본 적이 있었다. 컨테이너가 노출되면 호스트 역시 보안 위협을 받게 된다. 따라서 연구 과정 중 알게 된 지식에서 이러한 보안 위협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솔직히 작성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한 연구와 같이 근본적으로 컨테이너에 대한 이해를 쌓아 올려야 한다고 나를 어필하였다.

 

3. 프로젝트나 과제 수행 중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갈등을 극복했던 경험을 써주세요.

 이 문항은 어느 기업이던 대부분 묻는 문항이다. 최근에 연구실 구성원들과 함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회`를  참가하였는데, 이에 대해 기술하고 협업한 내용을 작성하였다.

 

4. 마지막으로 본인의 강점 3가지를 자랑하여 주세요.

 3가지를 작성하라고 하였는데, 문맥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아 `나의 성격 강점 하나`와 직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주도적 학습력`을 어필하는 쪽으로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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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합격, 그다음은?

서류 합격이라는 좋은 소식과 함께 찾아 온 코딩 테스트.

 2 ~ 3년 정도만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프로그래머스나 구름과 같은 코딩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아, 면접 직전에 수기로 코딩 테스트를 치곤 했다. 플랫폼이 자리 잡은 지금은 안랩에서도 프로그래머스 링크를 보내어 코딩 테스트를 치도록 하였다.

 

 하반기 코딩 테스트 문제 난이도는 백준 `실버1 ~ 실버2` 수준이지만, 시간제한이라는 조건 때문에 체감 난이도는 `골드 5` 정도였던 것 같다. (주석도 채점 기준에 들어간다고 하여, 정신없이 주석도 달아야 해서 더 빠듯했던 기억이 난다.)

 

 테스트 케이스가 오픈되지 않아, 예제 입력에 대한 결과만 볼 수 있는데 모든 문제를 예제 입력의 결과는 통과되도록 하고 코딩 테스트를 종료하였다. (아마 효율성 테스트까지 생각한다면 부분적으로 틀리는 문제도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어 보시는 분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지만,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경우 입사 취소 처리와 함께 민형사 상의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입사하고 싶고 처벌받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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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면접, 화상으로

 코로나로 인해 면접 형식의 변화가 찾아왔다. 대부분의 기업이 1차는 화상 면접으로 보고, 2차는 대면으로 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나에게는 판교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뿐 아니라, 면접을 보고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주는 좋은 방식이다. (여담이지만, KT의 경우 하반기 신입 대졸 채용에 오프라인으로 면접을 본다고 한다.)

 

인상 깊었던 질문

 다른 지원자들은 2:1의 면접이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석사 졸이라서 그런지... 면접관이 4분이 들어오셨다. 대부분 이력서와 관련된 질문을 하셨고, `운영체제`, `네트워크`, `커널`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또 `코딩 테스트`와 관련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 면접을 하면서, 왜 내가 상반기에 1차 면접의 문을 못 넘는지도 알게 되었다. 면접관님께서 알고 있는 지식을 경험을 포함해서 말을 한다면 조금 더 지원자를 이해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면접 중에 피드백을 주셨다. 이에 나는 흠칫하면서 당황하고... 말씀해주신 방법으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린 후에 그 방식을 따르려고 했으나... 연습을 해보지 않은 터라 횡설수설했다.

 

 결국 1차 면접은 이래 저래 털털 털리고.... 안랩도 1차 면접의 고비를 넘지 못하는구나 생각하고 좌절감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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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면접, 대면으로

 1차 면접에서 이리저리 공격적인 질문도 많이 받고, 답변도 명확히 드리지 못한 질문도 많았지만 기억 남는 게 있다면 입사 후 포부와 이 직무에서의 나의 강점을 많이 어필했던 것 같다. 이점을 좋게 봐주셨는지... 다행히 1차 면접의 고비를 넘을 수 있었다.

 

2차 면접 대기실의 모습.

 위의 사진은 대기실에서 대기하면서, 담당자분이 안 계실 때 호다다닥 사진을 찍었다. 대기실과 면접실은 모두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2차 면접은 다대다 면접이 아닌, 다대일로 진행되었다. 면접관님들은 임원진분들로 5분이 들어오셨고, 나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해주셨다. (입사 동기들과 이야기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나는 석사 졸이라서 다대일로 면접을 본 것 같고, 학사 졸이신 분들은 코로나 임에도 다대다로 면접을 본 것 같다.)

 

 보통 다대다 면접을 하게 되면, 지원자 별 7개의 질문을 받는다는 후기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나 혼자 면접을 보러 들어가게 되었고, 면접이 끝난 후에 어떤 질문을 받았었나 보니 13개의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정말 석사졸을 하고 면접에 가면 가장 답변하기 까다롭고, 내가 싫어하는 질문이 있다. `왜 박사는 하지 않으셨나요?` 정말 숨이 턱 막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하시지 않고, 자소서와 관련된 질문과 만약 입사를 하게 된다면 `연구는 스토리지와 관련된 연구인데 보안 회사인 안랩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커널에서 여러 가지 패닉을 발생시켜 본 나는 경험한 그대로 커널, 드라이버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코드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연구 과정에서 이러한 패닉을 많이 직면하여서 이런 실수를 방지할 수 있고, 아직은 보안적인 측면이 부족하지만 커널 코드를 이해하고 구현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도 빠르게 채우겠다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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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최종 합격

 면접을 10월 19일에 보았는데, 오늘 결과가 발표가 났다. 기다리는 동안 가고 싶었던 기업이고, 2차 면접까지 간 유일한 기업인데 안랩마저 나를 버리면 어쩌나... 내심 초조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후 2시에 이메일로 결과를 발송하였다는 문자가 왔는데 나는 오지 않았다. 탈락하면 메일이 안 오는 건가... 조마조마하게 시간이 흐르다가 담당자님께 카톡을 보냈다.

 

너무나 친절하신 담당자님😊

 다른 기업들은 다 떨어져 안랩마저 떨어지면 멘탈이 산산조각 날 뻔했는데... 다행히 나의 역량을 좋게 봐주신 면접관님들께서 나를 안랩 신입사원으로 적합하다고 결과를 내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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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8월 말 입사 지원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약 두 달의 시간 동안 채용 프로세스를 거쳐 최종 합격까지 오게 되었다. 잡플래닛의 안랩 후기나, 블라인드를 찾아보면 `연봉이 짜다.`라는 평이 많다. 하지만 내일 채움 공제를 포함한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개발을 하면서 신입 치곤 나쁘지 않은 경제적 수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이 간사한지라, 최종 합격을 하니 더 연봉이 높은 기업을 바라보게 되는 건 사실이다. 물론 첫 단추에 대기업, 연봉이 센 기업을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대기업에서는 1차 면접에서 낙방`해버리는 뽑고 싶지 않은 메리트가 없는 지원자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대기업은 커널과 관련된 직무가 없어, 클라우드와 관련된 직무로 지원하여서 그런 것 같다.)

 

 헬스 메이트인 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형은 안랩에 입사하면 얼마만큼의 이윤을 가져다줄 수 있어?` 그 말을 들으니 말문이 턱 막혔다. 내가 하고 싶은 커널 개발을 하며, 보안적인 측면의 배경지식과 개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무대가 앞에 있는데... 나는 왜 고민을 하고 있었나?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내가 석사 졸이고 커널 개발 역량을 쌓았기에 이 기업에 입사할 기회가 주어졌지 만약 보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안랩에 입사할 수 있었기는 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까지의 나는 커널에서 입출력 스택에 대한 이해와, 저장장치에 대한 배경지식만 가지고 있었지만 입사 후에는 보안과 관련된 `파일 시스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