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2020 하반기 취준을 마무리 하며

인생은 경험이라는 말과 같이, 취업 준비 또한 경험이 만들어 내는 결과 같다. 더 좋은 기업, 더 좋은 연봉, 더 좋은 복지를 바라기 전에 신입 개발자로서 실무에 필요한 경험들을 쌓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나는 안랩 최종 합격을 끝으로 취업 활동을 멈추었다. 상반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서류 합격률이 올라갔다는 것과, 어떤 식으로 나의 경험을 녹여내면 좋은지에 대한 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글을 보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회고해보고자 한다.

 

서류 작성, 어떤 기업을 통과했나?

상반기 결과는?

지원자(폭탄) 받아라!

 상반기에 서류 작성을 할 때는 마음이 급하기에 기업이 원하는 자소서보다는 얼기설기 말을 맞추어 작성하기 급급하였던 것 같다. 누가 봐도 자소서를 많이 써보지 않은 티를 팍팍 내며 위의 정크렛과 같이 나를 던져버리는 것과 같았다. 그 결과는 예상할 수 있듯이... 아주 참담했다. 위의 정크렛과 같이... `잘 준비된 지원자가 갑니다!`가 아닌 `폭탄 받아라!`와 같았던 수준이었다.😂

 

• 삼성전자 DS : 서류 탈
• SK C&C : 서류 탈
• KT : 서류 탈
• LG : 서류 탈

 대기업은 `저기요?` 하자마자 `뭐야 이거?`하고 문을 닫고 문전박대당해버리고 말았다. 좌절감을 느끼며, 스펙이 문제인가 생각하다가 자소서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반기가 끝나갈 무렵 `NBP`, `현대 오토에버`에 서류 합격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의 자소서가 나를 잘 어필할 수 있는 자소서로 변화한 무렵인 것 같다.)

 

하반기 결과는?

• 삼성전자 DS : 코테 탈
• SK C&C : 종합 면접 탈
  • 1, 2차 면접을 원데이에 보는 면접이었다. 
  • 회사에 있느라 면접을 가지 못했다.😢
• KT : 1차 면접 탈
• LG 유플러스 : 면접 탈

 결과는 위와 같이 나의 스펙이 바뀐 게 없지만, 자소서를 바꾼 것만으로도 상반기에 탈락했던 기업들의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서류 합격한 대기업들만 올려서 그렇지 떨어진 기업이 이것보다 더 많다.😂 그리고 해당 기업들은 아쉽게도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다.. (면접은 연습하고 몇 번을 해도 어려운 것 같다.)

 

 또한, 프로그래머스에 챌린지를 통해 원하는 기업에 5개에 이력서를 동시에 보낼 수 있었던게 있었는데, 뱅크 샐러드, 가비아 등과 같은 괜찮은 기업들도 있었지만 면접에 참여하진 않았다.

 

 

어떤 경험들을 자소서에 썼는가?

음... 능력은 알겠는데... 협업은 가능한가?

 어떤 기업이던,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협업`이 안 되는 사람보다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고 원만한 `협업`이 가능한 사람을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협업`에 대한 경험을 묻는 질문을 한다. 다행히도 나에겐 직무와 관련된 협업 경험과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협업 경험이 있어, 상황에 따라 적절히 해당 경험을 활용하였다.

 

 예를 들어 직무 외 적인 협업 경험은 동아리, 교내외 활동 등이 있을 수 있고, 직무와 관련된 경험으로는 공모전, 학술 동아리 등이 있을 수 있다.

 

음... 협업도 알겠는데... 성격이나 인성은 어떤가?

 이 문항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면접 질문에서도 `성격 장단점을 말해보세요` 하면 숨이 턱 막힌다. 이 부분은 직무에 따라 외향적이어야 하는지, 혹은 친화력이 필요한지 원만한 인간관계가 필요한지에 따라 자신의 성향을 녹여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위와 마찬가지로 친화력이 좋고, 적응을 잘하는 편이어서 협업에 성과를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응 시간 단축을 통해 결과 도출 시간을 앞 당길 수 있다고 어필했다.

 

공통적인 저런 질문 말고... 그럼 직무적인 건 어떤가?

 우선 주로 지원한 직무가 `커널`, `클라우드`와 관련된 직무였기에 연구에서 얻은 지식들을 통해 해당 직무를 알게 되었다고 소개하였다. 또한, `커널`을 분석하고 필요한 것을 설계하면서 얻게 된 역량들을 직무에 따라 적절히 풀어서 썼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 전자의 경우 내가 왜 이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쌓아 올렸는지를 많이 보는 것 같다. 즉, 나의 성장과정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반기와 달리 나의 성장과정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직무와 연관 지어 녹여내니 서류 합격을 한 것을 보면 반은 맞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코딩 테스트, 어느 정도까지 통과하는가?

 학부 과정 때는 알고리즘도 많이 풀고, 코딩 테스트도 이리저리 풀어서 감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 않는가... 세월이 야속하게도 2년간의 석사 생활을 끝마치고 나오니, 코딩 테스트에 대한 감이 똑 떨어져 버렸다.

 

 상반기에는 급한 마음에 `프로그래머스`의 핵심 문제들만 쏙쏙 풀다가,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6월부터는 `백준`을 풀기 시작하며 블로그에 풀이를 하나, 둘 올리기 시작했다. 3개월 정도 꾸준하게 감을 올린 덕분에 `네이버`, `카카오`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의 코딩 테스트는 통과할 실력을 갖추게 된 것 같다.

 

코딩 테스트 준비 기간 어느 정도가 적합한가?

 어느 기업이던, 자신 있게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문제를 보자마자 다음과 같은 생각이 머리에 스쳐야 한다. "아 이거 `BFS - 완전 탐색`, `DFS - 순열, 조합`, `DP`, `시뮬레이션`이네"라는 느낌이 파바박 와야 된다. 더 나아가 문자열 탐색이나 다른 알고리즘, 자료구조에 대해 공부하는 것 까지 생각한다면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생각한다.

 

 `DP`도 처음 접할 때는 감이 잘 안 오지만, 크게 보면 2가지라고 생각한다.

• 규칙이 있는 것을 점화식을 세워 푸는 경우
• 뭔가 `DFS`로 풀어야 할 것 같은데.... 범위가 엄청 큰 경우

 즉 `DP` 문제에 감을 잡기 위해서는, `DFS`를 통해 순열, 조합, 백트랙킹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해야 하며 이를 메모이제이션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익혀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스가 전혀 없는 상태라면,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며, 알고리즘 공부에만 몰두하여야 1~2개월 안에 끝을 낼 수 있다.

 

면접, 여러 번 하면 할만한가?

면접 중인 나의 모습과 유사하다.

 면접을 보면 볼수록 느끼는 것은,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나의 이력서가 맘에 들었고, 자기소개를 할 때 나의 역량과 회사에서 내가 필요함을 잘 어필하면서 자기소개를 시작한다면 면접관님들은 바로 생각할 것이다. "아! 이 친구 우리 회사 오고 싶어 하는구나",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기 전에 이미 이력서의 스펙상에서 많이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KT 신입 석박 1차 면접을 보았을 때는 면접관분이 나에게 `타 지원자에 비해 연구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유가 있는가?` 또는 갑자기 뜬금없이 `오픽 성적을 기재하였는데 영어로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줄 수 있는가?` 등 공격적인 질문만 지속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이와 달리 내가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면 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은지?` 또는 `타 지원자와 비교할 때,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곤 했다.

 

 앞서 자소서를 작성할 때도 말하였듯이, 무엇이든 반복되는 경험이 쌓이게 된다면 면접 준비 또한 점점 속도가 붙고 내가 답변을 하는 태도나 문맥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력서, 코테는 나와의 싸움이라면 면접은 바로 옆의 지원자들도 변수에 포함되기에 면접을 봐도 봐도 어려운 것 같다.

 

취준을 하며 스펙업이 가능한가?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부지런하게 살지 않으면 스펙업은 불가능한 것 같다. 나도 우연치 않은 기회에 연구실 후배가 공모전에 한번 같이 나가보지 않겠느냐?라고 해서 내가 취준으로 인해 시간을 잘 할애하지 못해 프로젝트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처음엔 거절하였다. 하지만 후배가 걱정하지말라고, 같이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부담이 큰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결과는 운이 좋게도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즉, 같이 취업 준비를 하고 함께 할 사람이들이 있다면 공모전이나 프로젝트를 통해 어느 정도의 스펙업이 가능하지만 직무와 관련된 직접적인 경험을 요하는 것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은 다소 어려울 수 도 있다. 그리고 상반기나 하반기에 잠시 동안 채용공고가 없는 시즌에 잠깐씩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을진 몰라도, 공채가 시작되고 여러 군데 서류합을 하게 된다면 정말 정신없이 한, 두 달이 휙휙 지나가 버린다.

 

글을 마무리하며

 원래라면 이 글을 11월에 포스팅하여야 하는데, 11월이 되면서 블로그 관리를 게을리 하며 글을 쓰는 작업을 미루다가 이제야 작성하게 되었다. 취업 과정을 돌아보면, 코로나로에 인해 취업난이 심해지고 대면 면접이 아닌 화상 면접으로 바뀌면서 나는 오히려 득이된 경우가 많았다.

 

1. 면접을 보기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2. 다대다 면접으로 인해, 다른 지원자의 대답을 생각하며 답변할 필요가 없다.

 면접에서 위와 같은 장점이 화상 면접에서 있었던 것 같다. 면접을 보고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화상 면접을 하면서 느낀점은 기업에서는 다대다 면접을 하지 못해 수고롭겠지만, 1차 면접은 대면면접을 고수할 필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취업을 할 때, 좋은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SK, 삼성 자소서 부터 작성해보라는 말이 있다. 상반기 취준을 할 때는 알지 못했는데, 하반기때 삼성에 서류 합격하기 위한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SK, 삼성이 자소서 작성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묻는 직무를 잘 녹여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의 자소서를 잘 작성해두면 거의 70~80%로 정도는 다른 기업의 질문에 돌려 쓸 수 있게 된다.)

 

 졸업 후, 1년 까지는 취준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잡았는데 운이 좋게도 취업이 된 것 같다. 취준이 힘들 때면, 다른 분들의 취준 글을 찾아보곤 했는데 대부분 `운칠기삼`을 말씀하시며 운이 좋았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이 부분은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떨어지고 낙담하고 다시 준비하기를 수 차례 반복하다보니 나의 역량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최종 합격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다.😉